치열해지는 반도체 패권 전쟁

520억 달러 투자하는 미국

미국 하원을 통과한 ‘미국 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목적으로 52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 상원은 지난해 6월 중국 견제 등의 목적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52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의 ‘미국혁신경쟁법안'(USICA·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번에 미 하원을 통과한 미국경쟁법안은 상원으로 송부돼 미국혁신경쟁법안과의 협의 조정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최종 통과될 전망입니다.

전미반도체협회(SIA)는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향후 10년 간 미국 내 19개의 생산시설이 세워지며, 신규 글로벌 생산역량의 24%를 미국이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국제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13∼14%로 늘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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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투자하는 EU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 반도체 공급을 늘리기 위한 수백억 유로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EU 집행위는 이날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EU 반도체칩법'(EU Chips Act)을 제안했습니다. EU 집행위는이 법을 통해 현재 9% 수준인 유럽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EU는 430억 유로(약 58조9000억원) 이상의 공공·민간 투자를 동원할 계획입니다. 기존 EU 예산에 추가로 150억 유로(약 20조5000억원)을 추가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국제적 수요 급증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기존에 해오던 것보다 4배 더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반도체 기업들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텔은 지난해 9월 110조원을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2개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텔의 신공장은 유럽 자동차 기업들에 공급하려는 차량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전망입니다. 이탈리아와도 최대 80억유로(약 10조7652억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800억유로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금액의 10%에 해당합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소니와 합작해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합니다. TSMC 일본 공장에는 4000억엔(약 4조1520억원)에 달하는 정부 자금이 지원됩니다. TSMC의 일본 공장에는 1500명의 직원이 고용될 예정이며, 2024년부터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 22~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기업들이 긴장을 끈을 늦출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0조원)를 들여 파운드리 2공장을 지으면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텔과 TSMC 등의 투자 규모와 속도를 따라가기엔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 지원금액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선 반도체 투자 혜택이 대기업으로 편중된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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