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은 피하주사인 SC(SubCutaneous)를 뜻하는, 정맥주사를 SC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가진 회사로 최근 미국 글로벌제약사 MSD(머크)와의 협력을 통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소식으로 알테오젠의 주가가 급등하고,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증가하여 먹통이 발생하였습니다.
키트루다는 매년 238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의약품으로,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기존 계약금에 추가로 266억원을 받고, 상업화 성공 시 연간 약 8000억 원의 로열티를 받을 전망입니다. 이는 단군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라는 계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알테오젠 글로벌 빅파마 트렌드에 대응하는 제형 변경 전략 강조”
알테오젠 부사장인 전태연은 MSD와의 독점 계약을 이끈 뒤, “최근에는 글로벌 빅파마 기업들 사이에서 제형 변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의료 보험 시장에서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으로 고가의 신약에 대한 약값 인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제형을 변경함으로써 신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IRA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값싼 바이오시밀러에도 대응할 수 있는데요. 특허가 만료되면 곧바로 복제약이 출시되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형을 개선하여 신약으로 허가를 받으면 시밀러 제품들과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특히, SC주사는 대학병원이 아니라 동네 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SC제형과 美 IRA의 상관성
미국은 의료비는 비쌉니다. IRA는 메디케어에 등재된 약가를 낮추라는 미국 정부의 정책입니다. 이는 미국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최신 신약을 제외하고 수요가 많은 약들에 대해 약값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메디케어가 미국 의료보험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이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항암제라도 SC제형으로 개발하면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제형 변경에 쓰이는 물질이 API(의약 물질)이기 때문에 신약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머크가 알테오젠을 간절하게 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3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으로 등극했습니다. MSD의 매출의 42%를 차지하여 핵심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MSD는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 만료를 앞두고 SC제형을 개발하여 현재 임상 3상 중이며, 내년 말 출시가 예상됩니다.
또한, ALT-B4의 독점 계약 역시 MSD가 먼저 알테오젠에 제안했습니다. 이 독점 계약을 통해 MSD는 키트루다 SC제형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데 필요한 연구에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알테오젠은 키트루다와 유사한 항암제인 BMS 옵디보의 SC제형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하였습니다.
박 대표는 ALT-B4 독점 계약을 통해 남은 마일스톤 10억5700만 달러를 2028년까지 모두 수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MSD는 향후 키트루다 이외의 새로운 제품에 대한 SC제형 선정에도 착수할 예정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딜!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알테오젠은 키트루다SC 업계 평균치인 연 매출의 약 5% 정도를 로열티로 받게 되며, MSD가 키트루다 매출의 절반을 키트루다SC로 전환한다면 알테오젠은 한 해 약 8000억 원의 로열티를 받게 됩니다.
알테오젠은 하이브로자임(Hybrozyme)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병원에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정맥주사를 8분 만에 피하주사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유전자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하여 약물이 피하조직을 통해 투입되도록 합니다. 이러한 엔자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할로자임과 한국의 알테오젠 두 곳뿐입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딜’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